안녕하세요. 사주나루입니다.
너무 늦게 인사드려서 죄송합니다. 명절을 잘 보내셨나요?
명절이면 두 가지가 늘어나곤 합니다.
하나는 남은 하반기를 평안하게 보내기 위해 운세를 찾아오는 분들이고, 다른 하나는 어른들의 명절 잔소리입니다.
매년 명절마다 자식이나 친척에게 잔소리를 준비하시는 분들과, 잔소리를 듣고 이미 스트레스를 받고 계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농담처럼 '명절 잔소리 메뉴판'이라는 것도 있더라고요. 돈을 내면 다양한 종류의 잔소리를 들어준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으니까요. 금액도 잔소리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책정된다고 하네요. 예를 들어 이런 식입니다.
[명절 잔소리 메뉴판]
1. 대입 준비는 잘하고 있니? = 50,000원
2. 취업은 잘되고 있니? = 150,000원
3. 결혼은 언제 하니? = 60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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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눈에 띄는 것은 '결혼 언제 하니?'라는 잔소리의 가격입니다. 다른 잔소리와 비교해 보면 압도적으로 비싸네요^^; 그래서 30대 여성이나 남성 모두에게 명절에 듣기 싫은 잔소리 1위로 뽑히는 것 같습니다.
이렇듯 잔소리를 하는 사람과 돈을 주지 않을 거라면 하지 말라는 사람 사이에서 갈등이 매번 생기는 이유는, 잔소리가 단순히 걱정만 앞선 영양가 없는 조언이기 때문입니다. 듣는 사람으로서는 '취업하거나 결혼하는 데 도움 돼 줄 것도 아니면서...'라는 생각이 드는 말만 하기 때문이죠.
올 초에 사주나루에서 상담을 찾아온 한 중년 여성분의 푸념이 떠오르네요.
내담자분은 40대 아들 둘을 둔 어머니셨습니다. 상담 내내 한숨을 쉬며 둘째는 연애도 잘하고, 장가도 잘 갔는데 첫째는 나이가 마흔이 넘었음에도 장가는커녕 여자를 만날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 푸념을 하셨죠.
명절을 맞아 가족들이 모인 식사 자리에서 조심스레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고 합니다. 그러자 아들께서 "직장도, 돈도 내가 이룬 거다. 성격과 외모를 이렇게 낳아준 건 어머니 아니냐. 내 책임이 아니다"라며 분노를 표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화목해야 할 명절이 험악한 분위기로 마무리되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고 속상한 마음을 비추셨죠.
어쨌든, 아들의 발언이 과도한 반응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명리학적으로 생각해 보면 아들의 말이 틀리지는 않습니다.
부모의 영향이 자식의 사주와 결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들의 결혼운을 막고 있는 것이 부모가 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정확한 이유를 파악하고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어봤으면 더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던 사례네요.
우연히 이 글을 읽게 된 분들께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결혼운에 관련된 정보를 제공해 드릴까 합니다. 적어도 이 정도는 알고서 잔소리를 하셔야 합니다. 반대로 '잔소리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려고 해도 이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ㅣ사주로 결혼운 보는 방법
궁합을 볼 수 있다면 어떤 사람과 결혼하게 될 것인지까지 파악할 수 있지만, 결혼을 잘할 팔자인지, 한다면 언제 하게 되는지 정도는 그 사람의 생년월일시만 있어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머님들이 아들의 생년월일시를 들고 전화를 거시는 것처럼 말이죠.
전화하실 필요 없습니다. 만세력을 통해 간단하게 아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남성의 경우, 결혼을 상징하는 인자는 재성(財星)입니다. 재성은 글자 그대로 돈을 의미하는데요. 말하자면 "잘생긴 남자가 좋았는데, 그 후에는 돈을 잘 벌어오는 남자가 좋더라"라는 말처럼, 재력은 남성의 능력과 성공을 상징합니다. 따라서 능력 있는 남성은 아내를 만나거나 결혼하는 데 유리한 경향이 있는 겁니다.
한편 여성의 경우, 결혼을 뜻하는 요소는 관성(官星)입니다. 관성은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주는 인자, 내 콧대를 높여주는 인자, 명예를 쌓아주는 인자입니다. 여성의 경우 남편이 그렇습니다. 관성이 없는 여성은 돈도 잘 못 벌어오는 남편, 남들에게 숨기고 싶은 부끄러운 남편과 결혼하게 되는 것이죠.
기본적으로 결혼운을 확인하시려면 만세력 어플에 생년월일시를 입력하신 후 남자 사주의 경우 재성, 여자 사주의 경우 관성이 얼마나 있는지, 있다면 일지(日支) 배우자궁에 들어 있는지를 확인해 보면 되는 거죠.
*재성과 관성에 관한 지식이 더 필요하신 분을 위해 링크를 걸어두겠습니다.
물론, 이런 질문이 떠오를 수 있습니다. "재성(관성)이 없으면 결혼을 할 수 없는 건가요? 재성(관성)이 극(剋)당하면 어떻게 되나요?"라는 질문이 그것이죠. 이는 매우 좋은 질문입니다.
실제로 사주에서는 재성이나 관성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있더라도 기운이 약하여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결혼운을 판단할 때는 먼저 팔자를 확인하고, 그다음에는 대운의 흐름을 고려해야 합니다. 운이라는 요소는 사주에 부족한 재성이나 관성을 보충해 주거나, 극 당하고 있는 기운을 살려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대운이 흘러오면 결혼운이 찾아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흔히 결혼운으로 사주풀이를 받을 때 'OO 세부터 OO 세까지 결혼운이 들어오게 됩니다'라는 말을 듣는 것도 내게 필요한 요소들을 받을 수 있는 대운의 시기를 알려 드리는 겁니다. 팔자마다 결혼하기 최적의 시기가 있는 것도 다 대운의 흐름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재성과 관성도 없고, 운의 흐름에서도 오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결혼을 못하는 건 아니에요. 현대에 와서 결혼의 형태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데 이를 고려해 사주를 풀어야 합니다.
예컨대 요즘 결혼이 힘든 이유로 '돈이 충분치 않아서, 남편이 나를 띄워 주지 않아서'를 꼽기보다, '먹고살기도 힘든데 결혼은 무슨'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분들은 오히려 식상의 도움을 받아야 결혼이 쉽습니다.
이렇듯 결혼에 관한 분석은 사주 원국 전체를 보고 현실에 맞게 해석해 내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
앞선 사연으로 돌아가 보면 내담자분 아들의 사주를 봤을 때 결혼이 쉬운 사주는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결혼운이 오는 최적의 시기마저 놓친 상태였죠.
아무 이유 없이 좋은 시기를 놓친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기회가 있었거나 적어도 당사자끼리 혼담을 나눴을 정도의 상대는 있었을 겁니다. 어머니 말씀대로 처음부터 연애나 결혼을 포기한 상태는 아니었을 거예요.
이렇게 말씀드리니 '10년도 전에 결혼하고 싶단 사람이 있다'는 얘기를 아들에게 했다고 하셨습니다. 아직 아들을 내어주기엔 이르다 생각하신 어머님께서는 젊은 시기의 치기라고 생각하고 극구 반대했던 것이죠. '적어도 올해까지만 만나봐, 내년에도 생각이 안 바뀌면...' 등의 이유를 대며 차일피일 결혼을 미뤘던 겁니다.
그렇게 아드님은 결혼할 수 있는 시기를 놓쳐버리게 됩니다. 이로써 어머님의 간섭이 자식의 결혼운을 막은 것이 되는데, 아무리 시간이 흘렀다지만 인제 와서 '결혼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해버리니 아들로선 화가 날 수밖에 없었던 거죠.
'결혼해야지....'라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결혼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알아서 할게. 참견하지 마"라고 말한다고 더 좋은 결혼 상대를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 글을 꼼꼼하게 읽어 내려오셨다면 그런 대화가 의미 없는 입씨름일 뿐이라는 걸 아셨을 겁니다.
그러므로 추석에 잔소리하실 때는 정확하게 "넌 어떠어떠하기에 이 시기에 결혼을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와 같이 도움이 되는 이유를 함께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반대로, 잔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무작정 "결혼 안 한다고!" 하는 것보다는 "이러이러해서 이렇게 준비 중이니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하시면 싸우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실 타고난 팔자를 스스로 바꾸는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결혼은 합을 통해 유일하게 팔자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하시고, 소비적으로 대화하기보다는 신중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주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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