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섬기는 무당의 삶은 어떨까요?
신점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 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상담을 받고 있을 때 물어보자니 시간과 비용이 아쉽기도 하고, 또 질문이 실례가 되진 않을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무당을 찾아다니며 질문을 던져볼 수도 없는 일이죠.
그래서 오늘 소개드릴 '가령' 선생님의 인터뷰를 통해 무당들의 리얼한 이야기를 전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진솔한 가령 선생님의 상담 스타일처럼 인터뷰도 매우 담백하게 응해주셨습니다.
무당이 된 계기를 시작으로 무속인들의 현실까지 전부 담긴 인터뷰라 가령 선생님에게 한 번도 상담을 받으신 적 없는 분들께서도 이번 인터뷰는 흥미진진하게 보실 수 있을 듯합니다.
게다가 신점 상담 시 더 효과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는 팁까지 말씀 주셨으니 신점상담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이라면 꼭 살펴보셨으면 하는 인터뷰입니다.
그럼 지금 시작합니다.
사주나루: 선생님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령: 안녕하세요. 아닙니다, 질문에 답을 제대로 못 드릴까 오히려 걱정되네요.
사주나루: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부담 갖지 마시고 솔직한 답변 주시면 됩니다.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도 이런 답변을 기대하고 계실 거예요. 먼저 사주나루 인터뷰의 대표 질문으로 시작할게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웃음)
가령: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2020년 8월에 신내림을 받았고 사주나루에서의 상담은 작년 11월 말부터 시작하게 되었어요.
어떤 이야기로 먼저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 되는데, 제 상담 스타일을 먼저 말씀드릴게요. 저는 편파적으로 상담을 하는 쪽이에요.
뭔 말이냐면, 내담자 분께서 무슨 고민으로 찾아오셨든 혹은 무슨 잘못으로 오셨든, 죄를 저질렀든 간에 상담 시간 그 안에서 만큼은 내담자 편에 서서 상담을 진행하고 있어요.
저를 찾으시는 분들께서는 각자 자신만의 사연과 사정을 갖고 계시더라고요. 어떤 일에 대해 잘잘못을 따지고 해결방법을 구하러 오시는 분도 당연히 있겠지만, 고민을 털어놓고 위로받고 싶으신 분들도 분명 계시거든요. 내담자 분들의 편에서 최대한 이야기를 해드리려고 해요.
신점상담을 하시게 된 계기 혹은 무당이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가령: 음, 조금 이상하다고 처음 느낀 건 2019년이었어요. 모든 일이 정말 안 풀린다고 느낀 건 그때가 처음이어거든요. 가끔 무당은 어릴 때 신기가 있거나 하지 않냐고 물어보시는데 이건 사람마다 다른 것 같아요. 저의 집안 어르신들은 전부 교회를 다니시는 분들이거든요.
작게나마 연관이 있는 거라면, 예전에 할머니가 저보곤 철학관에는 가도 되지만 점집은 가지 말라고 하셨던 게 떠오르네요. 이 정도로 연관이 없는 사람인데 2019년에 일이 정말 안 풀려서 무당을 찾아가게 된 거죠.
그때부터였어요. 무당의 첫마디는 '인생이 무병이네'라는 말이었는데, 제가 안 풀리는 것도 신 때문이라고 하시더라요.
그렇게 수천만 원을 쓰고 눌림 굿을 하기로 정했는데, 과정부터가 순조롭지 않았어요.
결국 3일 만에 눌림굿이 엎어져서 다른 무당을 2주가량 찾아다닌 끝에 내림굿은 받게 되었죠.
이게 처음 무당을 찾아가고 불과 2~3개월 안에 벌어진 일이에요.
그 당시 돈도 5천만 원 가량 들었는데, 돈 한 푼 없던 저에게 그 돈이 전부 해결되더라고요. 다시 생각해보면 신을 받을 운명이란 것이 정말 있는가 싶어요.
그렇게 내림굿을 하고 엄마 밑에서 배웠으면 그냥 좋았겠는데, 또 그러지도 못했어요. 신은 벌써 받았는데, 바로 된 길로 인도받지 못했죠. 지금 떠올려보면 정말 사기를 당한 게 아닌가 해요.
제가 말을 하면서도 두서가 없는 것 같은데 양해 부탁드릴게요. 저도 정신없이 신을 받았고 바로 된 신엄마와의 연도 못되어 정말 정신이 없었거든요.
여차저차 그렇게 신엄마의 손을 뿌리치고 나와 9월에 대구에 자리 잡게 되었죠.
무당이 되는 과정은 고통이 동반되기도 하지만 정말 전달드리고 싶은 건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는 거예요. 주변 상황과 그리고 특히나 금전 쪽으로 묶이게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여러분들이 만나는 무당들도 애동시절, 이런 고된 과정을 경험하신 분들일 거예요. 이 부분은 차차 다시 전달드릴게요.
그럼에도 무당이 되셨고 상담을 하고 계시는데, 신점 상담의 장점이 있을까요?
가령: 어찌보면 인간의 힘으로 해결하기 힘든 일들이 엄청 많은 것 같아요. 음, 원인은 없지만 결과는 벌어지는 일처럼 말이에요.
이런 일들은 다른 상담을 통해 짚어낼 순 있지만 깊은 부분까지 들어가 줄 순 없는 것 같아요.
이런 일을 겪으면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워 이곳저곳에서 조언을 많이 듣게 되는데, 이럴 때 더 미궁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작은 병을 과잉진료하는 경우와 비슷하네요.
신점은 이런 것들을 확실하게 집어낼 수 있다는 게 장점인 것 같아요.
이렇게 잡아나가면서 상담을 받다 보면 결과에 대해서 편해지기도 하고, 대처도 쉽죠. 그리고 내려놓기가 쉽지 않다는 분들도 계시는데 이 부분도 한층 편해지게 되고요.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기억에 남는 상담이 있을까요?
가령: 기억에 남는 상담은 저와 처지가 비슷했던 내담자 분을 상담한 적이 있어요.
사주나루에서 상담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전화를 받자마자 신을 받아야 할 분이란 걸 알겠더라고요.
역시나 자기가 신을 받아야 될 것 같아 고민이라고 말씀 주시더라고요.
근데 저의 경우에는 워낙 그 과정 안에서 사기도 당하고 해서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라고 해요. 무언가 하고 싶으면 오히려 신께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기도하라고 말씀드리는 편이죠. 내림을 최대한 안 받는 쪽으로요.
내담자 분께도 이렇게 말씀드렸는데 얼마 안 있어 전화가 오더니, 벌써 신내림을 받는 과정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개인적인 일이기에 자세한 과정을 말씀드릴 순 없지만 제가 신내림을 받을 때와 거의 똑같이 진행되는 듯했어요. 신엄마도 중간에 바뀌고요.
벌써 제 손을 떠난 일이라 어쩔 수 없으니 정말 힘든 일 있으면 연락 달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가 오더라고요.
내림굿을 받고 무당이 되긴 했는데, 상황이 앞뒤로 막혀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었죠.
점사를 보더라도 점사비의 일부분을 엄마께 드려야 해서 경제적인 독립조차 쉽지 않았기 때문에, 사주나루를 소개해 드렸죠.
사주나루에선 실력만 있다면 인정받고 견뎌낼 수 있으니까요. 이 일이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주제를 바꿔서, 혹시 상담을 꼭 받아야 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가령: 그럼요. 지금 인터뷰를 보고 계시는 분들 중에도 있을 거예요. 어떤 걸 해도 답답한 분들이 계세요. 근데, 세상 일에 그냥은 없거든요.
원인이 있으면 무조건 결과가 있죠. 하지만 이분들께는 곰곰이 생각해봐도 원인을 찾을 수가 없어요.
저런 분들은 잠깐이라도 좋으니 짧게나마 상담 한 번쯤, 꼭 받으시는 게 좋아요. 이런 분들은 실 끝만 찾아도 술술 풀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잠시라도 이 실 끝을 찾아가셨으면 좋겠어요. 정리하자면 인생의 물꼬를 트는 거죠. 물길을 열기 위해서요.
혹시 전화신점 받는 분들을 위한 팁이 있을까요?
가령: 먼저 신점이라는 명칭 때문에 겁먹으시는 분들이 가끔 계세요. 실제 대면으로 점사를 보면 아무래도 그렇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전화로 보는 신점은 정말 그렇지 않거든요.
게다가 신점을 보면 귀신 붙는다, 부적 써야 한다. 이렇게 알고 있으신 분들도 계시는데 일체 그렇지 않으니 염려하지 않으셔도 돼요.(웃음)
그리고 전화상담 특성상 시간으로 비용이 측정되다 보니 마음이 급하신 건 이해해요. 그래서 연결이 되자마자 고민을 털어놓는 분들이 계시는데, 자리에 앉아 초를 켜고 인사를 드리는 시간 정도는 최소한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달드리고 싶어요.
끝으로 상담할 때 기본적인 예의가 무엇보다 중요해요. 저에게 예의를 갖춰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점사를 내리는 분들께 예의를 지켜달라고 말씀드리는 거죠.
가끔 이거 맞춰주세요. 저거 알려주세요.라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러면 점사를 내려주시지 않아요. 주시더라도 단면적이죠.
신점 상담을 받으실 때, 하나라도 더 알고 싶으시다면 예를 갖추고 Yes or No 가 아닌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주고받는 게 어느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인생에 있어 중대한 고민을 풀어내고자 오셨는데, 최대한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말씀드립니다.
선생님만의 2023년 목표가 있을까요?
가령: 개인적인 목표는 저의 현재 상황이 더 나아졌으면 해요. 게다가 내담자 분들께는 뻔하게 들리겠지만, 빛이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저와 상담을 하시는 분들의 마음이 작게나마 가벼워지고, 밝아지셨으면 하거든요. 전부 원하는 바 이룰 수 있게 빌어가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께 전달하고 싶은 말씀은?
가령: 저를 포함한 모두가 정신적으로든 금전적으로든 피해를 보시는 분들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특히 오늘은 인터뷰를 통해 무당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전달드렸는데, 인터뷰를 보시는 분 중 혹여나 신내림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하고 고민이신 분이 있으시다면 건드리지 않아도 될 벌통을 건드리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겨낼 수 있는 다른 방법들도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까 팁에 대한 것을 전달드리며, 신점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오늘 인터뷰를 통해 어느 정도 궁금증도 푸시고 무당의 삶에 대해서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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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사주나루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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